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탱크, 대포, 장갑차, 트럭 등의 대열이 밤낮없이 국경을 넘어갔다. 전선은 점점 이웃나라 깊숙이 멀어져갔다. 반대 방향에서 또 한 무리의 행렬이 도착했다. 전쟁 포로들과 패잔병들이었다. 그들 중에는 우리 나라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은 여전히 제복을 입고 있었지만, 무기도, 계급장도 없었다. 그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맨발로 걸어서 역까지 갔다. 거기에서 그들은 기차에 태워졌는데, 그들이 어디로 가는지, 얼마 동안 억류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할머니의 이야기로는, 그들은 사람도 살지 않는 아주 춥고 먼 나라로 보내져서 고된 노동을 하게 될 것이며, 그들 중 누구도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얼어 죽고, 지쳐서 죽고, 굶어 죽고, 온갖 질병으로 죽을 것이라고 했다. p.167
가장 무서운 꿈은 죽은 나무, 정원에 있는 검은 나무에 대한 것이다. 아이가 그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데, 나무는 잎사귀 하나 없는 나뭇가지를 아이에게로 뻗어온다. 나무는 말한다. “나는 죽은 나무일뿐이야. 하지만 난 살아 있을 때하고 똑같이 너를 사랑해. 이리 와, 내 품 속으로 와.” 나무는 야스민의 목소리로 말한다. 아이가 다가가면, 검은색의 죽은 나뭇가지들은 아이를 옭아매면서 목을 조른다. 루카스는 그 죽은 나무를 베어서, 잘게 토막을 낸 다음 그 자리에서 태워버렸다. 불이 사그라지자, 아이가 말했다. “이제, 재밖에 안 남았네.” p.306
나는 매일 묘지에 간다. 나는 Claus라는 이름이 새겨진 십자가를 바라보며 Lucas라는 이름이 새겨진 다른 십자가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또한 우리 네 사람이 곧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니만 돌아가시면, 나는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기차, 그래. 그건 좋은 생각이다. p.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