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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현재 HM | 수잰 코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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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기억에만 의존해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헨리가 겪은 일은 틀림없는 비극이지만, 정작 헨리 자신은 좀처럼 고통스러워 보이는 일이 없었으며 항상 헤매고 두려워하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헨리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 순간을 살았다. 수술을 받은 그날부터 처음 만나는 모든 이가 그에게는 낯선 사람이었지만, 그 누구라도 열린 마음과 신뢰로 대했다. 그는 고교 동창생들이 기억하는 조용하고 예의 바른 헨리의 온화하고 상냥한 성품을 잃지 않았다. 우리의 질문에 침착하게 대답했고,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묻거나 화를 내는 일은 거의 없었다.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 살아야 하며 남의 도움을 기꺼이 받아야 하는 자신의 상황도 충분히 인식했다. 헨리는 1966년 마흔 살에 MIT 임상연구센터를 처음 방문했다. 여행 가방을 누가 챙겨주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간단히 답했다. “어머니였을 겁니다. 그런 일은 항상 어머니가 하시니까요.” p.129-130